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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비커밍 by 미쉘 오바마

by 퀸쿡 2022. 3. 1.

한국에서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고전읽기를 테마로 북클럽으로 진행했던바 있다.

북클럽의 장점은,

혼자서는 좀처럼 완독하기 힘든 책들을 '함께' 읽기 때문에 책임감으로 완주 할 수 있다는 것.

또 다른 장점은 그 책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각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을 넓힐 수 있다는 것.

책을 한권 두권 끝날때마다 북클럽의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물론, 책을 선정하는 과정에는 모두의 관심사가 반영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미국에 와서도 북클럽을 하게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나의 소중한 친구가 초대해준 덕분에

정말 좋은 인연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처음 시작은 'parenting' 분야의 책들로 함께 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자서전도 같이 읽어보는게 어떨까?란 의견이 나왔다.

아마도 최근 몇년간 나온 자서전 중에는 가장 핫한 책이 아닐까 싶다.

미쉘오바마의 비커밍.

B E C O M I N G 비커밍

버락오바마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집권하던 그 8년의 시간동안

나는 결혼하고 아들 둘을 키우며 허덕거리느라 

세상밖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다.

한국뉴스도 업데이트 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뉴스는 더더욱 알 턱이 없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

미쉘오바마가 도대체 어느별에서 나타난 미국 최초의 흑인 영부인인지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아주 긴밀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한달 정도의 시간을 들여 완독했다.

읽다 쉬다를 반복했지만, 사실 집중해서 읽은 시간만 따져보면 일주일 정도...?

책의 구성은,

Becoming Me

Becoming Us

Becoming Above

미쉘의 어린시절부터 변호사가 되기까지

버락을 만나서 결혼하고 한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

영부인이 된 이후 본인의 신념으로 이루었던 행적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전지적 영부인 시점

 

어떤 한 부분도 지루하지 않았고

글의 흐름도 매우 매끄러웠으며

책의 마지막장을 끝냈을때는 이미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너무나 솔직하면서도 진정성 있고, 본인의 말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행동하는 모습들 노력하는 모습들이 훌륭하게 느껴졌다.  

 

Becoming Me 부분을 읽을때 까지는 미쉘이 특별한 사람이란 인상을 주진 않았다. 공부를 잘해서 프린스턴을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가 되어 시카고 대형 로펌에 다닌다. 이런 엘리트 코스가 특별하다면 특별한 스펙이겠지만, 이것이 여성이라서 혹은 흑인 여성이라서 특별하게 보여지는 것은 동정심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내용은 그녀를 키워낸 배경, 특히 부모님과 시카고 southside라는 동네에 관심이 가졌다. 무엇보다 책에서 묘사된 내용들만 종합해봐도 미쉘오바마네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했던것 같지 않고 전형적인 노동자계층을 대표하는 그런 가정에서 자랐다. 하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그 사랑으로 자존감 높은 아이로 자라날 수 있었다. 많은 부모교육 관련된 책을 읽었지만 정말 가장 중요한 두가지가 미쉘이 유년시절 갖고 있던 강점이었다. 부모님의 사랑, 그것이 무슨일이든 도전해서 성취할 수 있다는 본인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또 한가지 놀랐던 것은 미쉘 부모님의 교육열이었다. 흑인들의 인권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아이들을 낳고 기르셨기 때문에, 아마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았던게 아닐까? 미쉘의 오빠, 크레그. 그가 처음에 대학 진학할때, 다른 주립대 장학금을 포기하고 아이비리그를 고수하던 아버지의 모습에서, 그 강한 교육열을 읽을 수 있었다. 

 

Becoming Us 여기부터 그녀의 잠재력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는 집단 안에서는 변화를 꾀하기 어려운 법이다. 미쉘도 아이비리그에 변호사 생활을 하다보면 주변에 나와 비슷한 스펙의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을 것이다. 엘리트 집단에서 생활하다보면 그것에 젖어 나의 과거, 내가 자란 커뮤니티를 돌아볼 여유가 없을 수 있다. 그런데 버락을 만나고 그와 관계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미쉘 자신의 시간을 돌려보게 된다.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해 의심하게되고, 내가 이 일을 해서 행복한지 자문하게 되고. 그렇게 미쉘은 버락을 만나면서 새롭게 태어나게된다. 버락을 만나기 전에 이미 스펙은 완성되어져 있었고, 그 엄청난 스펙을 이용해서 더 의미있는일 더 가치로운일을 찾아 그녀의 열정을 불태웠다. 

 

버락과 미쉘이 결혼을 하고 한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도 상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많은 워킹맘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 남자와 여자가 불공평할 수 밖에 없는 육아 노동의 현실과 마주하고, 더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 부부상담까지 받는 내용도 나온다. 버락이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 과정과 정치인으로 무섭게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겪는 혼란스러움까지.. 정말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버락이 민주당 경선을 통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순간까지도 미쉘은 의심했다고 한다. 버락을 믿었지만 미국이 흑인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런 의구심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들었다고 한다. 

 

Becoming Above 대통령 당선이 된 날, 그로부터 8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고 했다. 그리고 그 쉼표없는 생활들이 느껴질 정도로 책에 잘 씌여져 있었다. 미쉘은 First Lady로써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정의했고,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들을 기획하여 이루어나갔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백악관에 텃밭가꾸기 프로젝트다.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과 아이들의 소아비만, 소아당뇨를 직접적으로 연결시켜 공론화 시키고, 기업들일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게 만들었고, 실제로 의미있는 수치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게 가장 잘한일 아닐까 싶다. 

 

소아비만이나 먹거리 관련된 활동들은 나의 관심사와도 겹쳐서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반면에 군인가족들을 위로하고, 총기사고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 또 그 가족들을 위로하는 장면들은 미쉘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노력했는지 충분히 알겠지만 나에게는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게 다행이란 생각마져 들었다. 미국의 총기사고는 너무나 무섭고 상상하기도 싫은 현실이다. 치안이 좋은 동네에 살고 있어 괜찮을거야 라고 위안을 삼아보지만, 사실은 어떤 미친놈이 무슨일을 저지를지 모르는것 아닌가. 생각하면 아찔하고 몸서리치게된다. 

 

 

미쉘 오바마란 한 인간의 이야기를 이렇게 속속들이 알고나니, 마치 그간 내가 알고지낸 사람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사람이 걸어온 길이 쉽지 않은 길이었음을 알기에 박수쳐주고 싶고,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것인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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